부품을 떼어낸 자리에 남는 하얀 자국은 손재주보다 순서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에 날을 대고 몇 번에 나눠 자르는지, 그 뒤에 무엇으로 다듬는지에 따라 같은 킷도 단면이 달라집니다.
게이트 자국은 손재주보다 순서에서 갈립니다
같은 킷을 만들어도 부품 단면이 하얗게 남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나뉩니다. 차이는 대개 도구의 가격이 아니라 몇 번에 나눠 자르고, 그다음에 무엇으로 다듬는가에서 생깁니다.
부품을 런너에 붙잡아 두는 연결부를 게이트라고 합니다. 게이트를 한 번에 부품 면까지 바짝 자르면 플라스틱이 잘리기 전에 당겨지고 눌립니다. 이때 부품 쪽 플라스틱에 응력이 남아 하얗게 보이는 것이 이른바 백화입니다. 표면을 깎아내는 문제가 아니라 자를 때 부품이 받은 힘의 문제이므로, 힘을 줄이는 순서를 만들면 대부분 줄어듭니다.
니퍼는 두 개로 나눠 쓰세요
정밀 니퍼 하나로 처음부터 끝까지 해결하려다 날을 상하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굵은 런너를 자르는 니퍼와 남은 게이트를 다듬는 니퍼를 나누면 결과와 도구 수명이 함께 좋아집니다.
1차 니퍼: 런너에서 부품을 떼어낼 때 씁니다. 날이 두껍고 튼튼한 제품이면 충분합니다.
2차 니퍼: 남은 게이트를 부품 면 가까이에서 얇게 잘라냅니다. 날이 얇은 편날 니퍼가 유리합니다.
얇은 날을 가진 니퍼로 굵은 런너를 직접 자르면 날이 상하거나 이가 나갈 수 있습니다. 제품마다 절단 가능한 두께가 정해져 있으므로 설명서의 권장 범위를 확인하세요. 플라스틱 전용 니퍼로 금속선이나 광파츠의 금속 축을 자르는 것은 어떤 제품이든 피해야 합니다.
두 번 자르면 백화가 줄어듭니다
1차 절단: 게이트를 1~2mm 남기고 런너 쪽에서 자릅니다.
2차 절단: 남은 게이트를 부품 면과 나란히 대고 얇게 잘라냅니다.
힘 배분: 한 번에 끊지 말고 날이 파고드는 감각으로 천천히 눌러 줍니다.
마무리 판단: 손톱으로 훑어 걸리면 칼이나 사포로 넘어갑니다.
부품이 얇거나 투명한 클리어 파츠라면 1차 절단에서 게이트를 더 여유 있게 남기세요. 얇은 부품일수록 절단 순간의 힘이 부품 전체로 퍼집니다.
언더게이트는 조립 전에 확인하세요
RG나 MG 등급에서 자주 보이는 언더게이트는 부품 아래쪽이나 안쪽에 게이트를 배치해 겉면에 자국이 남지 않게 만든 구조입니다. 겉보기에는 깔끔하지만 니퍼 날을 바닥에 붙이기 어려워 잔여물이 남기 쉽습니다.
남은 돌기는 눈에 잘 띄지 않아도 조립할 때 부품이 뜨거나 각도가 틀어지는 원인이 됩니다. 조립 전에 손끝으로 훑어 걸리는 곳을 먼저 정리하세요.
이때 쓰는 도구가 아트 나이프입니다. 아트 나이프는 자르는 도구가 아니라 얇게 깎아내는 도구입니다. 힘으로 누르지 말고 날을 눕혀 얇게 여러 번 지나가는 방식이 안전하고 결과도 깔끔합니다. 날은 몸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잘 들지 않으면 더 세게 누르지 말고 교체하세요. 무딘 날이 미끄러지면서 다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포는 번수 계단을 건너뛰지 마세요
사포는 앞 단계가 남긴 흠집을 다음 단계가 지우는 방식으로 이어집니다. 중간 번수를 건너뛰면 거친 자국이 그대로 남아 오히려 눈에 띕니다.
단계 | 번수 | 하는 일 |
|---|---|---|
1단계 | 400~600 | 남은 게이트를 깎고 면의 수평을 잡습니다 |
2단계 | 800 | 앞 단계에서 생긴 거친 스크래치를 지웁니다 |
3단계 | 1000~1200 | 표면을 고르게 정리합니다 |
선택 | 1500 이상·스펀지 | 광택이나 도색 전 마지막 결을 정리합니다 |
시작 번수는 게이트 두께에 맞춰 정하면 됩니다. 게이트가 두꺼우면 400부터, RG처럼 게이트가 얇으면 600이나 800에서 시작해도 충분합니다. 무조건 낮은 번수부터 시작하면 오히려 면이 상합니다.
스틱 사포: 평면과 각을 살릴 때 유리합니다. 딱딱한 판에 붙은 형태라 면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스펀지 사포: 곡면과 굴곡이 있는 부품에 감겨 들어갑니다.
물사포: 물을 묻혀 쓰면 분진이 줄고 눈이 덜 막힙니다.
직접 만들기: 아크릴판이나 자에 양면테이프로 종이 사포를 붙이면 원하는 폭의 사포 스틱이 됩니다.
주의할 예외가 있습니다. 전체가 광택으로 나오는 글로스 인젝션 킷이나 도금 파츠는 사포를 대는 순간 그 표면이 사라집니다. 이런 킷은 게이트를 여유 있게 남겨 두 번 자르는 데 집중하고, 정리는 최소한으로 하거나 처음부터 도색을 전제로 계획하세요.
클리어 파츠는 다르게 접근합니다
투명 파츠는 일반 플라스틱보다 단단하고, 백화나 미세 균열이 훨씬 잘 보입니다. 그래서 도구보다 순서가 더 중요합니다. 게이트를 넉넉히 남기고 두세 번에 나눠 잘라 부품에 가는 힘을 줄이세요.
유리 사포는 클리어 파츠에서 작업 속도가 빠른 편이지만 각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연마재를 쓰든 갈아낸 자리는 뿌옇게 남으므로 고운 번수로 단계를 올린 뒤 컴파운드로 광택을 되살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순간접착제나 일부 용제의 증기는 클리어 파츠를 뿌옇게 만들 수 있습니다. 클리어 부품은 접착 작업과 같은 공간에 오래 두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작업 전에 챙기는 안전과 정리
자른 게이트 조각은 잘 튑니다. 비닐봉지 안에서 자르거나 한 손으로 감싸 방향을 막아 주세요.
칼날은 쓰고 나면 바로 뚜껑을 덮고, 교체한 날은 종이에 싸서 버립니다.
사포 분진은 마스크를 쓰거나 물사포로 줄이고, 작업 후 책상을 닦습니다.
밝은 조명 아래에서 작업하면 게이트 잔여물과 스크래치가 훨씬 잘 보입니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공간이라면 조각과 칼날 관리에 특히 주의하세요.
정리하면
니퍼는 두 개로 나눠 씁니다. 굵은 런너는 1차, 남은 게이트는 얇은 날로 2차입니다.
한 번에 바짝 자르지 않습니다. 여유를 두고 두 번 자르면 백화가 크게 줄어듭니다.
언더게이트는 조립 전에 정리합니다. 남은 돌기는 부품이 뜨는 원인이 됩니다.
사포는 번수를 건너뛰지 않습니다. 시작 번수는 게이트 두께에 맞춰 정합니다.
게이트 정리는 실력보다 습관에 가깝습니다. 순서를 한번 몸에 익히면 등급이나 킷이 바뀌어도 그대로 적용되고, 다음 킷에서는 같은 시간에 더 깨끗한 단면을 얻게 됩니다.
참고 자료
타미야 — 플라스틱 전용 정밀 니퍼(제품 정보)
타미야 — 모델러즈 나이프 프로 교체날
타미야 — 피니싱 어브레이시브 파인 세트
타미야 — 피니싱 어브레이시브 울트라 파인 세트
타미야 — 샌딩 스펀지 시트 3000
반다이 하비 사이트 — 킷별 제품 정보와 조립설명서
자료 확인일: 2026년 7월 31일. 도구의 절단 가능 두께와 사용 방법은 제품별 안내를 따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