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급류
정대건
저수지 마을 진평에서 만난 열일곱 도담과 해솔, 사랑과 상처가 급류처럼 뒤엉키는 장편. 입소문으로 40만 부를 넘겼습니다.
『급류』는 정대건이 2022년 12월 민음사에서 펴낸 장편소설입니다. 300쪽이고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마흔 번째 책으로 나왔습니다.
출간 직후에 크게 알려진 책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몇 해에 걸쳐 유튜브 북 리뷰와 소셜미디어에서 독자들의 추천이 이어지며 뒤늦게 판매가 붙었고, 지금은 누적 40만 부를 넘겼습니다. 서점가에서 역주행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소설입니다.
진평, 물의 도시에서 시작하는 이야기
배경은 저수지와 계곡으로 유명한 지방 소도시 진평입니다. 물놀이객이 몰리는 여름이면 사고도 함께 잦아지는 곳입니다.
열일곱 동갑내기 도담과 해솔이 주인공입니다. 물에 빠질 뻔한 해솔을 도담이 구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이 만남은 곧 각자의 부모가 얽힌 사고와 이어지고, 그날 밤의 일이 덮이면서 가족들은 두 사람을 갈라놓습니다.
소설은 그 뒤의 시간을 훨씬 길게 다룹니다. 같은 밤을 통과한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성격과 서로 다른 마음가짐으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그 사이에도 그날의 장면을 몇 번이고 되감아 보는 과정을 따라갑니다.
제목이 급류인 이유
급류는 이 소설에서 배경이자 은유입니다. 진평의 물살은 실제로 사람을 삼키는 위험이지만, 동시에 두 사람이 서로에게 끌려가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사랑에 빠진다는 말이 왜 하필 빠진다는 동사를 쓰는지,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휩쓸리는 것은 사랑만이 아닙니다. 원망과 미움, 죄책감,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의 재회까지 모두 같은 물살 위에 놓입니다. 물의 이미지가 생명력과 위험을 함께 품고 있어서 감정의 진폭이 큰데도 이야기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10대와 20대가 먼저 찾은 소설
예스24 집계에서 10대 독자가 가장 많이 구매한 도서에 오를 만큼 어린 독자층의 반응이 컸습니다. 청소년기의 첫사랑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쓰면서도 상처와 용서, 회복이라는 주제로 넘어가기 때문에 중장년 독자까지 폭이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응이 이어지면서 웹툰과 영상화 계약이 체결되었고, 대만과 일본에 이어 스페인에도 판권이 팔렸습니다.
소설을 쓰는 영화감독
정대건은 1986년에 태어난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입니다. 2011년 다큐멘터리 「투 올드 힙합 키드」로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되었고, 2020년 장편 『GV 빌런 고태경』으로 한경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을 함께 쓰기 시작했습니다.
장면을 세우고 인물을 움직이는 방식에서 영상 작업의 흔적이 보입니다. 문장이 길게 늘어지지 않고 장면 전환이 빨라 소설을 오랜만에 읽는 사람도 속도를 잃지 않습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감정의 진폭이 큰 이야기를 오랜만에 만나고 싶은 분
청소년기의 첫사랑을 다룬 소설을 찾는 분
상처를 지나온 뒤의 시간을 다룬 이야기에 마음이 가는 분
장면 전환이 빨라 속도가 붙는 장편을 원하는 분
오랜만에 소설을 다시 잡아 완독 경험을 되찾고 싶은 분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것
300쪽 장편이지만 장이 짧고 대화가 많아 체감 속도가 빠릅니다. 하루 이틀이면 끝내는 독자가 많습니다.
다만 물 사고와 상실을 정면으로 다루기 때문에 관련된 기억이 있는 분에게는 초반 몇 장이 버거울 수 있습니다. 그 대목을 지나면 이야기는 회복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결말을 미리 알고 읽으면 재미가 크게 줄어드는 소설입니다. 이 책만큼은 후기나 요약을 찾아보기 전에 먼저 펼치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