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
혼모노
성해나
진짜와 가짜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을 그린 성해나의 소설집. 다음 작품이 가장 궁금해지는 작가입니다.
『혼모노』는 성해나가 2025년 3월 창비에서 펴낸 소설집입니다. 단편 일곱 편이 368쪽에 담겨 있습니다. 출간 이후 입소문으로 판매가 이어지며 누적 20만 부를 넘겼고, 그해 여름에는 석 달 연속 서점가 최다 판매 도서에 올랐습니다.
제목의 혼모노(ほんもの)는 일본어로 진짜, 진품을 뜻합니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대체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가 흐려지는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무엇이 진짜인지 따지는 대신, 그 경계에 선 사람이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놓는지를 지켜보는 쪽에 가깝습니다.
표제작 「혼모노」는 어떤 이야기인가
주인공은 삼십 년 경력의 박수무당 문수입니다. 어느 날 자신이 모시던 신령이 이웃으로 이사 온 젊은 여성에게 옮겨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평생을 지탱해 온 믿음의 근거가 흔들릴 때 사람이 어떻게 버티는지, 또 어디까지 무너지는지를 따라갑니다.
이 작품은 2024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과 제15회 젊은작가상을 함께 받았습니다.
함께 실린 일곱 편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 — 논란에 휩싸인 영화감독을 계속 좋아하기 위해 팬들이 만든 모임을 다룹니다. 2025년 젊은작가상 수상작입니다.
스무드 — 세계적인 미술작가의 에이전트가 한국을 찾았다가 극우 시위 행렬에 휩쓸립니다.
혼모노 — 표제작입니다. 신기를 잃은 박수무당의 이야기입니다.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 — 남영동 대공분실을 설계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추적하는 팩션입니다.
우호적 감정 — 지역 재생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귀촌한 사람들이 서로의 민낯을 확인합니다.
잉태기 — 원정 출산을 앞둔 며느리와 시아버지가 각자의 욕망을 두고 부딪칩니다.
메탈 — 고등학교 시절 메탈 밴드를 함께했던 세 친구가 각자의 현실과 마주합니다.
소재는 덕질과 팬덤, 국가 폭력의 흔적, 스타트업과 농촌 재생, 임신과 출산까지 폭넓게 흩어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한 권으로 읽히는 이유는 모든 이야기가 결국 같은 질문 앞에 서기 때문입니다. 믿고 싶은 것과 실제로 벌어진 일이 어긋날 때 사람은 어느 쪽을 택하는가.
왜 이렇게 많이 읽혔나
초기 홍보보다 입소문이 흥행을 끌고 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출판문화평론가는 지적으로 잘 짜인 소설을 읽는 재미를 준다고 평했고, 독자들 사이에서는 소설 읽는 재미를 다시 알게 됐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작가는 2024년과 2025년 젊은작가상, 2024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 김만중문학상 신인상을 연달아 받았습니다. 예스24가 뽑은 2024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투표에서는 1위에 올랐습니다.
이런 분께 권합니다
한 편씩 끊어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을 찾는 분
오랜만에 한국 소설을 다시 잡아 보려는 분
인물의 속내가 드러나는 순간을 좋아하는 분
출퇴근길처럼 짧게 나눠 읽는 시간이 있는 분
읽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것
368쪽이지만 단편 일곱 편이라 한 편이 대략 사오십 쪽입니다. 앉은자리에서 한 편씩 끝낼 수 있어 두께에 비해 부담이 적습니다.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됩니다. 표제작 「혼모노」를 먼저 읽고 결이 맞으면 앞으로 돌아가는 방법도 좋습니다. 다만 몇몇 작품은 감정을 세게 건드리므로 마음이 지친 날에는 「메탈」처럼 온도가 낮은 편부터 여는 편이 낫습니다.


